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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돌림 | [기타뉴스]“‘보이루’ 비판하니 발차기가 날아왔다” 학교폭력 대상된 청소년 ‘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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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8-08-15 09:49 조회9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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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에 교실로 가고 있는데 등 뒤에서 발차기가 날아왔어요. 발로 등을 맞고 몸이 훅 앞으로 쏠렸어요. 뒤를 돌아보니, 옆 반 남자애가 도망가는 모습이 보였어요.”

지난달 13일 광주광역시의 남녀공학 중학교에 다니는 이윤양(15·활동명)은 같은 학교 남학생에게 이유도 없이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평소 알던 사이도 아닌 남학생이 이양에게 대뜸 “메갈 X”이라고 욕을 하기에 “할 말 있냐”고 되물은 뒤에 일어난 일이라는 것이다. 이양의 하얀색 교복 상의 위에는 검은 발자국이 찍혔다. 지난 두 달간, 이양의 일상은 학교 폭력으로 엉망이 됐다. 이양은 “전교 모든 남학생들의 타깃이 된 것 같다”고 했지만, 학교와 교사들은 오히려 이양에게 책임을 물으며 학교폭력을 방관하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양에 따르면 남학생들의 폭력이 시작된 것은 지난 5월, 이양이 학교 게시판에 대자보를 붙이면서부터다. 여성 혐오 표현을 학교에서 사용하지 말자는 주장을 담은 대자보였다. 이양은 “남학생들부터 선생님들까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보이루’라는 말이 여성의 성기를 비하하는 말에 ‘하이루’를 합성한 여성 혐오 표현이라는 것을 알리고, 더 이상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의 대자보를 썼다”고 말했다.

이양은 자신의 대자보가 붙인 즉시 떼어졌고, 이양을 향한 언어적·신체적 폭력과 집단 따돌림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양은 선생님의 허락도 없이 대자보를 붙였다는 이유로 교무실에서 혼나고 돌아오는 길에 8명의 남학생들을 만났다고도 했다. 이들은 이양을 둥그렇게 둘러싸더니 1분 여동안 “보이루”를 외쳤다. 이양은 이후로 교정을 지날 때마다 이름도 모르는 남학생들에게 “메갈X” 등의 욕설을 듣거나 어깨·등을 맞는 일은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담임 교사와 학생부장 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해봤지만 “네가 먼저 그런 것(대자보)를 붙여서 남학생들을 건드리지 않았냐”는 타박만 돌아왔다. 이양은 자신에게 폭력을 가한 남학생 중 처벌을 받은 이는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김상민 기자
이양은 자신이 겪은 피해를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된 “#청소년페미가_겪는_학교폭력” 해시태그를 통해 세상에 알렸다. 지난달 말 시작된 이 해시태그 운동에서는 페미니즘을 공부하거나 주장한다는 이유만으로 남학생들에 의한 심각한 언어적·신체적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청소년 페미니스트들의 목소리가 연일 터져나왔다.

“전교 남학생들에게 ‘진지충 메갈X’라는 말을 듣는다. 교과서에 우유가 엎질러져 있거나 의자에 압정이 쏟아져 있거나, 나 혼자만 수행평가 종이를 받지 못한다. 집에 와서 가방을 열어보니 ‘메갈X’ ‘죽어’ 등의 말이 빨간 볼펜으로 적힌 종이와 쓰레가 잔뜩 들어 있었다” (트위터 이용자 @Che********)

“쉬는 시간마다 ‘창녀’ ‘김치X’ ‘가슴 작다’ ‘성기가 갈색이다’는 말을 들었다. 복도를 걸어다닐 때마다 머리를 한 대씩 맞는다. 남학생들은 내 머리를 때릴 때마다 신음소리를 낸다” (트위터 이용자 @suc*******)

“학교에서 페미니스트 동아리에 들어간 이후부터 남자 아이들이 정신병자, 미친X이라는 욕을 계속 한다. 내 모든 말에 토를 달고 비꼰다. 수업시간에도 이런 일이 계속되는 데도 선생님은 ‘조용히 하자’고 할 뿐이다”(트위터 이용자 @sv_out에 게시된 익명 제보)

지난 4월 한국여성민우회가 발표한 ‘페미니즘 백래시, 그런 이유로 멈추지 않겠다’ 자료집에서도 페미니스트 여성들이 학교에서 겪는 인권침해, 폭력에 대한 상황은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민우회가 조사한 페미니즘을 이유로 학교에서 학습권, 인권을 침해 받은 사례는 전체 페미니즘 백래시(반동) 사례 182건 중 55%에 해당하는 101건에 달했다. 민우회는 자료집에서 “학교 내 페미니스트는 가시적 불이익부터 언어폭력, 공동체 내 낙인으로 인한 고립 등 다양한 형태의 불이익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0002880578_003_20180724105510928.jpg?type=w647#청소년페미가_겪는_학교폭력 해시태그 운동을 주도한 트위터 계정 ‘청소년페미가 겪는 학교폭력(@sv_out)’은 오는 13일 서울시 교육청에 집단 민원을 넣는 운동을 하겠다는 포스터를 게시했다.
전문가들은 교내 페미니스트를 향한 학교폭력을 단순한 ‘성별 갈등’으로 보고, 갈등 봉합에만 관심을 갖는 학교와 교사들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한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교사들은 페미니스트 학생들이 폭력 피해를 호소하면 ‘남녀가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며 기존의 평화로운 상태로 돌아가자는 얘기를 한다. 그러나 교실 내 평화로운 상태의 표준값은 남학생들이 여성혐오 발언과 폭력을 일삼는 기존의 환경으로 돌아가자는 이야기일 뿐”이라며 “상황이 이렇다보니 남학생들은 교사들이 자신의 편이라는 것을 알고, 성평등을 이야기하는 여학생들에 대한 폭력을 계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박미숙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학교가 페미니스트 학생들을 향한 폭력 대응 체계를 제대로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소년의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지 않는 교내 분위기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학생인권조례에 따르면 학생들이 인권주체로 학교에서 존중받기 위해서는 차별받지 않을 권리, 내심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 등을 보장 받아야 한다. 그러나 “어린 네가 뭘 아냐”며 대자보 작성 자체를 문제삼은 이양의 담임 교사처럼 다수의 일선 교사들은 ‘미성년은 자신의 사상을 제대로 정립하지 못하기 때문에 학생이 사상을 표현하는 행위는 금지돼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윤김 교수는 “일부 교사들은 미성년들은 아직까지 사상이나 이념을 선택해서 지지할 수 있는 인지적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학생들이 페미니즘 동아리나 대자보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표현하는 것 자체를 문제삼는다. 이는 나이주의에 입각한 권위주의적 행동으로 지양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소년 페미니스트들은 학교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운동뿐만 아니라 해당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는 운동에도 나서기 시작했다. ‘#청소년페미가_겪는_학교폭력’ 해시태그 운동을 주도한 트위터 계정 ‘청소년페미가 겪는 학교폭력(@sv_out)’은 오는 13일 서울시 교육청에 해당 문제에 대한 해결을 요구하는 집단 민원 운동을 하겠다는 포스터와 공지를 지난 7일 게시했다. 이 계정은 “교육 기관에서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을 때까지 청소년 자매들과 함께 싸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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